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가 하는 일과 방식은?

이애니 2024. 5. 26. 22:34

애니메이션의 크레딧 마지막에 보이는 제작 "ㅇㅇ제작위원회"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요즘은 원작특성에 맞는 독특한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제작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왜 애니 제작에 주류가 되었는지 장점과 단점을 간단하게 알아보려고 한다.


우선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작출판사와 원작허락계약을 맺어 애니메이션 제작의 권리를 얻어야한다.

계약이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한 화당 약 3천만 엔 정도의 금액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애니들이 1 쿨 12~13화 편성으로 구성되기에 1쿨 제작에 필요한 금액은 3.6억~4억 엔이라는 상당한 금액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고액을 단독으로 투자하기에는 힘들기 때문에 다양한 회사에서 투자를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제작위원회라는 조직이다.
 
제작위원회는 애니를 만들어 발생하는 수익을 목적으로하는 다양한 회사들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이렇게 모인 제작위원회의 책임관리를 맡는 것이 바로 간사회사이다. 간사회사는 출자율이 높은 회사가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마다 출자율은 공동제작계약에 따라 달라지고 이를 간사회사에 분할 납부한다.

이후 간사회사는 광고비, 기타 금액을 제외하고 제작위탁계약을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제작비를 전달한다.
 

이후 제작사는 그림콘티를 구성하며 프리프로덕션을 진행한다. 그림콘티는 애니메이션제작의 설계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단계에서는 국검사와 원작검수를 받는데 국검사는 TV방영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사한다.
프리프로덕션이 끝나면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이 진행된다.
 
제작위원회의 각 회사들은 각각 다른 역할을 맡아 진행하게 된다.

노란색은 수익

이렇게 모든 회사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금은 인건비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다시 간사회사로 모인후 출자율 만큼 재분배된다.

 


제작위원회의 구조와 수익구조를 간단하게 알아봤다. 그렇다면 제작위원회의 장단점을 알아보자.
제작위원회의 장단점은 그 구조에 기인하게 된다.
 
장점

  • 각 회사에서 출자를 하기 때문에 초기투자금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 계약을 맺은 회사를 통해서 선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굿즈 제작 등 기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가지고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자금부담을 줄이고 선전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제작위원회의 순기능이다.
다만 이런 방식에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단점

  • 출자율이 높은 회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 애니메이션 제작사, 특히 애니메이터 등의 크리에이터가 받는 금액이 적어진다.
  • 각 회사 간 의견이 다를 경우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
  • 부담이 줄어든 만큼 이익도 줄어들게 된다.

애니에 관심이 있다면 일본의 애니메이터가 박봉으로 고생한다거나 감독이나 성우의 연봉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크리에이터에게 분배되는 금액이 줄어드는 문제도 제작위원회의 영향을 뺄 수 없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을 내용으로 하는 <시로바코> 14화를 보면 성우를 결정하기 위해 각 회사의 의견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스토리가 나온다.

각자의 이익에 따라 성우가 누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밀어붙이는 이 장면은 제작위원회의 단점을 재밌게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또한 감독과 원작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출판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역시 제작위원회에서 일어나는 원작파괴나 적은 수입을 받게 되는 원작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제작위원회는 3~4개의 회사가 참여하면서 각각의 출자율이 높아지는 경우도 늘어나며 크리에이터에게 분배되는 금액이 기존에 비해서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제작위원회를 통하지 않는 애니메이션 제작도 물론 존재한다.
22년 4분기 애니메이션 체인소맨이 바로 그것이다. 체인소맨은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 MAPPA가 단독으로 애니를 제작한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외에 넷플릭스가 제작금을 지원하고 판권을 독점하는 경우가 있다. 넷플릭스는 기존 제작위원회처럼 작품간섭하지 않고 2차 활용 권한을 주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한다. 대표적으로 사이버펑크:엣지러너가 있다.


정리하자면 제작위원회는

  •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 다수의 회사가 모여 구성한 이익 집단이다.
  • 각 계약 내용을 따라 투자율에 따른 수익금을 분배받는 시스템이다.
  • 이런 구조에 따른 장단점이 존재한다.

최근 방송국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단독으로 방영하는 방식을 취하는 애니가 늘어나는 등 기존의 애니와는 다른 제작방식 또한 늘어났다. 
 
제작사에게 돌아가는 분배금이 낮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작위원회라는 방식을 통해서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이 애니메이션화 되어 즐길 수 있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이 있다면 P.A. WARKS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로바코>를 보는 것을 추천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